마트 진열대 앞에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 제품이 있다.
그 순간, 당신의 뇌에서는 이미 승부가 끝난 것이다.

일본의 닛신식품은 이 '무의식의 선택'을 70년간 설계해온 회사다.
10년간 매출 80% 성장. 연 매출 7조 원.
그 비결은 맛이 아니라 마인드셰어(Mind Share) — 소비자의 마음속 점유율이었다.

닛신 3대 사장 안도 노리타카는 2015년, 매출 4조 원을 기록하던 해에 취임하며 이렇게 선언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쌓은 것을 뒤집겠다."

그가 본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였다.
컵라면 주 소비층이 40~50대로 기울고 있었다.

"젊은 층이 이탈하면 컵라면은 '안 팔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세운 전략이 무의식을 파고드는 3원칙이다.

원칙 1. 이미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것에 올라타라

2019년, 국민 만화 '원피스'의 세계를 평범한 고등학교로 바꿔 광고를 만들었다.
영상 속에 캐릭터 54명을 숨겨, 팬들이 몇 번이나 다시 보게 만들었다.
결과: 누적 4,400만 회 조회, 20년 만의 광고 호감도 1위.

원칙 2. 조용한 광고는 존재하지 않는 광고다

귀여운 병아리 마스코트가 악마로 변신하는 광고를 만들었다.
"아이가 울어요"라는 항의가 쏟아졌지만, 트위터 13만 좋아요.
"임팩트가 없으면 다른 광고에 묻힙니다. 눈에 띄는 것이 우선입니다."

원칙 3. '나도 해볼까?'를 만들어라

"컵누들을 포크로 먹으면 30% 더 맛있다?"
근거보다 중요한 건, 이걸 본 사람이 실제로 포크를 집어들었다는 것이다.
20대 이하 구매 증가, 매출 121% 상승.

그런데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마케팅이 아니다.

3대에 걸친 자기 파괴의 전통이다.

▸ 1985년 2대 사장: "컵누들을 깨버리자"
▸ 2015년 3대 사장: "닛신을 부숴라"

4조 원 매출에 안주하지 않고 "다른 기업 때문에 망가질 것 같다면, 스스로 파괴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문화.

이게 70년간 소비자의 무의식을 점유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다.

닛신에서 배울 수 있는 질문 3가지:

  1. 우리 제품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있는 것'인가?
  2. 우리 브랜드는 고객의 무의식에 들어가 있는가?
  3. 지금 잘 되고 있다는 이유로, 부숴야 할 것을 방치하고 있지 않은가?

원문: 롱블랙 — 닛신의 침투력 : 세계 최초 라면 회사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3원칙'